종이에 펜 아크릴 (36x26cm)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구이의 냄새. 그런데 정말 시어머니는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전어를 구웠을까요? 홀아비로 지낼 불쌍한 아들과 엄마를 찾는 가여운 손주, 그리고 이 둘을 다 보살펴야 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집 나간 몹쓸 며느리지만 돌아오길 바라는 건 아닐까요? 또 그렇다고 무능한 남편과 힘든 시집살이에 지쳐 집 나간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을 전어를 구우며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대뜸 집으로 돌아갈까요? 며느리는 엄마 찾아 울고 있을 불쌍한 아이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려 그 집을 기웃거리다 가을 전어를 굽고 있는 시어머니 옆에 있는 아이를 보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 건 아닐까요?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