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채에 아크릴(26×14㎝)
버려진 탁구채 한 쌍을 주웠습니다. 손때 가득 묻어있는 두 개의 탁구채. 한창때는 서로 땀을 뻘뻘 흘리며 주고받으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을 탁구채. 그러나 이제는 둘 다 흥미를 잃었는지, 아니면 한 사람이 흥미를 잃었는지 같이할 사람이 없어져 버린 손때 묻은 탁구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탁구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사랑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