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화상회 연작. 2010. ⓒ 김지연
‘근대화상회’를 찍고 10년이 지났다. 어느 날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근대화상회’ 주인장의 둘째 사위인데 <근대화상회> 책에 나온 ‘장인’어른의 사진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다음날 큰딸 부부와 작은딸 부부라면서 네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그들 모두가 ‘근대화상회’가 있는 전북 진안군 백운면 같은 동네 친구들로 아버지 때부터 막역한 관계여서 결혼도 위·아랫집으로 사돈을 맺은 것이다.
백운장은 임실, 성수, 마령, 진안, 백운 등지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야말로 장사진을 치던 시절이 있었다. 물건 판돈을 미처 주워 담을 수가 없어서 이불 홑청에 모아두었다가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앉아 꾸깃꾸깃한 돈을 밤새 펴는 것이 일이었다고 큰사위가 입담 좋게 늘어놓았다. 작은사위는 많은 자료를 엮어서 가져왔다. 이미 사라진 ‘근대화상회’를 중심으로 ‘가족사’를 책으로 엮어 보겠다고 가편집을 해서 들고 온 것이다.
흥미로운 생각이 들어 책이 만들어지면 가져오라고 당부를 하면서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에서 엮은 <진안골 졸업사진첩>을 선물로 주었다.
오늘 둘째 사위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졸업사진 책에서 ‘장인’어른의 모습을 찾았다며 그 내력까지 적어 보냈다. ‘1946년(14세) 6월. 초등학교 6학년이던 해 1945년 해방이 되자, 나라가 어수선하여지고 다음해(1946) 3월이 되었어도 졸업식은 연기되고, 그해 여름에 졸업식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김지연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