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아크릴(36×44㎝)
물에 몸을 담근 채 얼굴만 내어 놓고 있습니다. 물의 힘으로 나의 몸무게가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뜨거운 물에 온몸이 나른해지고 힘이 빠집니다. 몸이 스르르 떠올라 무중력 상태가 됩니다. 안경 벗고 잘 보이지 않는 눈앞에는 뿌연 수증기만 가득합니다. 그것이 더 물의 온도와 어울려서 몸과 마음을 몽롱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렇게 온몸의 힘이 빠지고, 또 그동안 몸 곳곳에 쌓여있던 피로도 사라져 버립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