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골목 지키는 의자 하나 큰길 건너 동네 안 풍경이 마치 이리 오라는 듯 신호를 보내왔다. 손으로 휘갈긴 듯 붉은색 글씨로 거칠게 쓰인 현수막들이 한때 이곳의 절박했을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서울 우이경전철 삼양역 1번 출구 앞 골목길 초입. 우연히 접한 이끌림의 기운에 응해 골목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좁고 뒤틀어진 골목길은 미로처럼 어지러웠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삭막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가전제품들, 전깃줄에 흉물스럽게 걸쳐진 전기매트, 자물쇠를 채운 것도 모자라 나무판자에 X자 형태로 못이 박힌 채 봉쇄된 모든 주택과 상가건물들, 벽과 담장 현관문마다 붙여진 출입금지 경고문, 험한 욕설과 이별의 서운함이 담긴 낙서들, 쓰임새를 잃은 채 머루포도 잎새 넝쿨로 완전히 뒤덮인 CCTV 그리고 사람 키 .. 더보기 이전 1 ··· 179 180 181 182 183 184 18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