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풍경 하루 소임을 다한 태양이 아직 빛을 잃기 전이었다. 얼마 전 모내기를 마친 너른 들녘은 초록의 기운을 가득 품은 상태였고 사이사이 놓인 논둑길을 따라 느린 걸음으로 딛는 산책길은 꽤나 평화로웠다. 한가로이 풀을 뜯던 소 떼가 눈에 띄었다. 두세 마리씩 따로 모여 여러 무리를 이루었기에 처음엔 각자 주인도 따로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단순히 평화로운 저녁풍경을 만끽하게 하는 자연의 일부쯤으로 여겼을 뿐이었다. 그러나 곧 놀라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덩치가 가장 큰 소 한 마리의 ‘음메에’ 하는 울음소리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다른 소들이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 색다른 풍경에 집중했다. 소들의 행동은 마치 잘 훈련된 병사들처럼 엉키거나 거침이 없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다음이었다.. 더보기 이전 1 ··· 195 196 197 198 199 200 201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