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아이 우스갯소리 같지만 둘이 대화라도 나누려는 듯이 보였다. 느낌이 그랬다. 아직 기저귀도 못 뗀 사내아이와 세상을 다 덮을 듯 거푸 파도를 내뿜는 바다는 급(?)에 맞지 않는 대화상대였을 터였다. 아이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상을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내딛는 중이었다. 바다는 그런 아이를 너른 마음으로 품으려는 속 깊은 어른의 형상이나 다름없었다. 온몸이 모래투성이인 세 살배기 아이의 이름은 남이윤. 바다보다 더 큰 품으로 어린 아들의 곁을 지키고 있던 아빠 종민씨는 아까부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잘 놀아주는 아빠냐고 대뜸 농 섞인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친구처럼 편안하다”고 즉답한 그는 자신이 놀아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며 지내는 사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오히려 아이로부터 .. 더보기 이전 1 ··· 198 199 200 201 202 203 20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