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동화되는 시간 한세월 가득한 얼굴을 마주할 때가 잦다. 길거리를 지나거나 채비를 갖추어 떠난 여행지 등 어디서나 늘 접하는 평범한 노인들의 얼굴이다. 느낌이 좋다 싶으면 한동안 곁에 쪼그리고 앉는 일도 많다. 언젠가 잘 아는 지인이 내게 “네 사진의 반은 노인들이더라”며 농담을 건넨 적이 있다. 처음엔 수긍하기 어려웠지만 그 말이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노인어른들에 대한 관심 또는 애정(?)에서 비롯된 나의 시선은 어릴 적 경험에서 크게 부여받았다. 방학 때마다 차멀미를 마다하고 찾아간 외갓집에서의 기억은 내게 무척이나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버선발로 뛰어나오시던 그 환한 얼굴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평생을 농사일에 찌들어 검게 탄 외할머니의 얼굴은 내게는 누구와 바꿀 수 없는 너무나 아름답고 친숙한 얼굴이다... 더보기 이전 1 ··· 215 216 217 218 219 220 221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