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퍼포머
“뚜껑이 열렸어!” 나는 노란 스커트에 하얀 스니커즈를 신은 흑인 여성이었고, 다른 누구는 또 다른 누가 되어 어둑한 동굴에 모여 있던 그 순간, 동굴이 서서히 머리 위로 들어 올려졌다. 우리는 5m의 거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광활한 대지 위에 있다. “거인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싶은데 눈에 초점이 없는 것 같아. 시선을 마주칠 수가 없어.” 거인들의 움직임을 좇느라 분주한 우리의 눈은 어디인지 특정할 수 없는, 사막 같은, 대지 같은, 아니면 다른 행성일지도 모를 공간을 두리번거린다. “코로 숨을 쉬니까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광활한 대지인데도 밖으로 나갈 수 없군.” 거인들은 순식간에 우리를 사막에서 산으로, 도시공원으로, 마티스, 베이컨, 이브 클랭의 작품이 걸려 있는 실내로 이동시킨다. 난쟁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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