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단상 여기, 베니스의 기온은 차다. 반팔을 입고 다니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베니스비엔날레의 열기는 계절의 스산함을 밀어내기에 충분하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인파만 놓고 보자면 베니스는 벌써 한여름인 셈이다. 58회를 맞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의 주제는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이다. 흥미롭다는 형용사로 인해 왠지 긍정적 의미로 읽히지만, 실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안녕과 평화가 얼마나 위험하고 불안정한 것인지 되묻는다는 게 핵심이다. 살아가기 버거운 세상을 역설적으로 꼬집는 주제 때문인지 79명의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 역시 환경, 난민, 전쟁, 여성, 인종, 소수자 등 당대 인류가 처한 시대 징후에 집중되어 있다. 하나같이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슈들이다. 문제는 잘 정돈되어 .. 더보기 이전 1 ··· 228 229 230 231 232 233 23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