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소망을 품고 5월에 들어선 때문인지 어린아이들이 눈에 자주 든다. 푸른 5월의 하늘처럼 맑은 기운이면 좋으련만 근래 들어 전파를 타고 들리는 가슴 아픈 소식들 탓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더 많다. 그 먹먹함에 크게 절망했던 오래전 기억이 하나 있다.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의 와중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잠시 머물렀던 때다. 현지의 분위기는 우려를 훨씬 넘어 두렵기까지 했다. 간간이 들려오는 폭음과 성한 데 없이 총탄 자국으로 가득한 건물 담장들 사이에서 만난 아이들은 낯선 동양인의 출몰을 동심 어린 호기심으로 맞이해주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총질을 하는 것은 물론 나름 선의로 준비한 과자봉투를 빼앗아 내 얼굴에 던지기도 했다. 심지어 내 등에 돌을 던지는 아이들도 있었다. 두려움은 날 선 눈빛과 거친 행동 때.. 더보기 이전 1 ··· 234 235 236 237 238 239 24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