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아들 부부도 처음부터 아버지 에밀리오를 요양소에 보내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침대에 앉아 수프를 먹다 말고, “솔직히 말씀드리죠. 이 정도 수입이면 대출 승인이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한때 은행원이었던 아버지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에밀리오를 돌보느라 예매해 둔 공연을 놓치는 생활에 진절머리가 난 아들은 당신 아버지는 우리들이 필요하다는 아내의 말을 뒤로한 채, 에밀리오의 아파트를 팔아 수영장 사진이 5성급 호텔처럼 근사한 요양원으로 모셨다. “오래된 아파트보다 낫지 않아요?” 아버지 때문에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었던 아들은 자신의 일상을 돌려받을 수 있는 ‘효도’를 했다. ‘현실’에서 거리를 두는 선택을 한 그는 기억을 지워가는 아버지를 지척에서 지켜보는 것이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 더보기 이전 1 ··· 233 234 235 236 237 238 23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