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고백건대, 관객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이기는 늘 어려웠다. 관객을 모시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 온갖 콘텐츠를 끊임없이 올려야 했다. 전시 자체의 기획보다 전시로부터 파생되는 프로그램 기획이 중요했고, 온라인에 노출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공하는 일이 중요했다. 조명발 좋은 전시장은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스튜디오가 되었다. 오프라인은 마치 온라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그러니, 도대체 전시장에서 전시를 열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사람들은 고민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의 경험은 대체 불가능하다는 신앙 같은 믿음으로 전시장을 꾸리는 데 에너지를 쏟았다. 그때도 온라인의 힘이 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인터넷이 오프라인을, 보완이 아니라 대체하려는 모양을 보니, 이 상황이 장기화되더라도 인류의 삶은 약간의.. 더보기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