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반전 1972년 7월15일 오후 3시32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멀쩡한 대형 아파트단지 프루이트 아이고는 다이너마이트 폭발음과 함께 한순간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지어진 지 17년밖에 안 된 이 건축은 뉴욕 무역센터를 설계한 당시 최고의 건축가 미노루 야마사키에 의해 공모로 선출되었다. 다양한 인문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모든 질서가 치밀하게 계획된 최첨단 시설로 공동주택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호평과 함께 각종 건축상을 휩쓸었다. 약 7만평의 땅에 총 33개동 2762가구를 질서 정연하게 배열하고 단지 내부를 기능과 효율에 따라 세밀하게 구획하였다. 그러나 칼로 자른 듯 과도한 질서는 거주민을 은연중 억압하고 분절시켜 갈등을 유발하였고 결국 단지 전체가 인종차별과 각종 범죄의 소굴이 되고 만다. 자연스레 빈집이.. 더보기 이전 1 ··· 31 32 33 34 35 36 37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