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다, 보다 매일 다녀서 발길이 빠삭한 숲에서도 예기치 않은 일들은 일어난다. 인적이 없어 나만의 숲 같지만, 누군가에게도 그곳은 비밀의 화원일 터. 다음날 와보면 그사이에 다녀간 이들이 내려놓고 간 흔적들을 자양분 삼아 숲은 한 움큼 더 웃자라 있다. 어느 날엔가 그 숲 나뭇가지에 빨강 넥타이가 덩그러니 걸려 있었다. 진녹색을 배경으로 매달린 빨강 천, 제멋대로 자라는 식물과 격식의 상징인 타이, 양복 차림으로 추정되는 사내의 등장과 실종. 전혀 예기치 못했던 사물 하나가 더해지자 숲은 수많은 이야기의 단서를 제공하는 무대로 돌변했다. 그때부터였다. 김지연이 무언가를 숲에다 놓은 것은. 그러고는 찬찬히 그것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 행위가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어머니에 관한 유.. 더보기 이전 1 ··· 624 625 626 627 628 629 63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