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막혀’ “악마를 만든 자.” 이는 ‘죄악에 물든 타락한 일상’을 무덤덤하게 살아내는 인간을 향해 악마 가득한 지옥그림을 내놓아 경종을 울린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 추정)의 별명이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죄를 주제로 작업한 그는 환상적인 이미지와 기묘한 상징성이 어우러진 화풍으로 오늘날까지 주목받고 있다. 그가 묘사한 왜곡된 신체, 동물과 벌레, 인간을 혼종한 군상은 그로테스크한 정서를 견인하면서 인간세계의 죄악을 풍자하고, 세기말 특유의 염세적 세계관을 분출한다. 그의 화면은 천재지변, 전염병, 전쟁, 반란 등 역경의 14세기를 겪은 사람들의 정신세계와 닿아 있는데, 이들에게 세상은 부도덕과 폭력이 난무하는 무섭고 추한 곳이었다. 그 시대 몇몇 사람들은 1500년 세상.. 더보기 이전 1 ··· 657 658 659 660 661 662 663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