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백일몽 의자에서 뛰어내리는 슈퍼맨은 과연 안전하게 착지를 할까. 아직 자라지 않은 여린 몸, 깊지 않은 낙하의 폭은 설령 추락한다 할지라도 대형 사고가 아님을 쉽사리 감지시킨다. 그런데도 묘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사내아이의 흔한 장난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일 텐데도 시시한 게 아니라 묘한 불안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과감하게 생략된 얼굴, 파랑과 빨강의 극명한 대조, 순간 낙하의 재빠른 속도감은 정사각 구도를 꽉 찬 긴장감으로 가득 채운다. 심지어 지금 슈퍼맨은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위로 치솟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다. 어쩌면 슈퍼맨은 창 밖 나무와 창문에 비친 실내 풍경에서 눈을 빼앗기 위한 장치였을지도 모른다. 손이숙은 이런 착각과 착시 효과를 노린다. 그녀는 익숙한 풍경을 다시 한번 들.. 더보기 이전 1 ··· 663 664 665 666 667 668 66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