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이곳과 이 장면이 왠지 익숙하다. 사진 속 그는 길을 잃어버린 나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누구인 것 같기도 하다. 정확하게 어딘지, 누구인지를 가늠할 수 없는 몽환적인 풍경은 답답하고 불안하면서도 음울하다. 들여다볼수록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궁금해서 자꾸만 기억을 더듬게 만드는 이 묘한 끌림은 마치 꿈속 같다. 수잔 번스타인(Susan Burnstine)은 사진으로 꿈의 세계를 묘사하는 사진가다.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카메라도 손수 제작한다. 잡동사니 플라스틱 상자에 중고 카메라 부속품을 고무로 연결한 이 수동 카메라는 너무 단순해,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무려 스물한 대의 카메라를 만들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렌즈의 초점은 잘 맞지 않.. 더보기 이전 1 ··· 885 886 887 888 889 890 891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