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빚지다 정택용, 기륭전자 앞, 2006 사진은 빛 없이 태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모든 사진가들은 빛에 빚을 지고 산다. 그러나 빚을 지는 게 어디 빛에게뿐일까. 숨막히는 풍광이든 가슴 저린 삶의 현장이든 사진가는 빛이 비춰주는 모든 대상에게도 마음의 빚을 진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빛에 빚지다’라는 이름의 달력은 이 빚진 마음에서 시작했다. 계기는 용산 참사였다. 현장을 드나들던 사진가들이 달력을 만들겠다고 결심하자 얼굴도 모르던 수많은 이들이 선뜻 선구매를 해줬다. 그들의 이름도 달력에 함께 새겨졌다. 이렇게 실제작비용을 뺀 모든 판매 금액은 용산을 거쳐 기륭전자,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등에 전해졌다. 그들에게 제일 큰 위안이 되었던 건, 후원 금액보다도 달력에 새겨진 이름이었다. 이 달력은 ‘최소한의 변화.. 더보기 이전 1 ··· 947 948 949 950 951 952 953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