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아크릴 펜(30×35㎝)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닷속,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캄캄한 동굴, 크기를 알 수 없는 어마어마한 우주와 보이지는 않지만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
지금 퍼지고 있는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를 예방하려고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쓰고 소독을 하고 다녀도 그 바이러스가 사라졌는지 내 몸에 붙어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 언제나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기침 소리만 들려도 저 사람이 혹시 병에 걸린 건 아닐까 하고 거리를 두게 됩니다.
안 그래도 멀어져 가고 있던 우리들은 알 수 없는 바이러스 때문에 점점 더 빨리 멀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과연 이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나서도 우리들의 이 서먹한 거리가 다시 좁아질 수 있을까요?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