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컬러 펜(21×20㎝)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거기다 겨울이라 얼굴 빼곤 꼭꼭 외투로 온몸을 감추고 있으니 누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눈만 보고 그 사람을 알아맞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은 나를 보고 아는 체하며 인사하는데 얼떨결에 같이 인사를 하지만 누군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성분들은 마스크 때문에 얼굴 화장을 못하니 마스크 위로 나와 있는 눈 화장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합니다. 그러니 더더욱 누군지 알 수가 없습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하는데, 그 창문만 보고서는 그 집주인을 알 수가 없습니다. 어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서 이 난리가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축축한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상큼한 공기를 가득 마시며 예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걸어보고 싶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