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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1935년 제안한, 중심 없이 철저히 흩어지고 무한 확산되는 공동체 ‘브로드에이커 시티’. 프랭크로이드라이트재단


일견 복잡하게 보이는 도시계획의 단순 명쾌한 핵심은 ‘과밀의 질서를 얼마만큼 쾌적한 상태로 조직하는가’에 다름 아니다. 지금껏 많은 건축가들은 보다 크고 많은 건물들을 기반시설이 제공된 한정된 영역의 ‘도시’ 속에 최대로 넣기 위해 애써왔다. 기능이라는 이름하에 곳곳을 용도지구로 구분하고 위계에 따라 ‘○○중심’ 같은 인위적 질서를 부여하였다. 밀도가 답답해지면 광장이나 공원을 삽입하여 숨통을 틔운다. 이러한 집중과 과밀에 대한 숭배는 오늘날 환경 및 사회적 차원에서 다양한 도시문제를 야기하며 점차 그 유효성에 의혹의 눈초리를 던지게 한다.


이러한 방식과 대조적으로 현대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그의 말년인 1935년 제안한 이상도시 ‘브로드에이커 시티(Broadacre City): 새로운 공동체 계획안’은 눈여겨볼 만하다. 도무지 어디까지 도시이고 어디가 농촌인지 구분 없이 ‘분산되어’ 펼쳐진 풍경이다. 브로드에이커 시티는 극단적인 저밀도시이다. 광장이나 도시를 지배하는 중심이 없으며, 자연이 인간에 의해 밀려나는 곳이 없이 조화스럽다. 철저히 분산되고 무한으로 확산되는 공동체 실현의 배경에 라이트가 생각한 새로운 기술들이 있다. 이 신세계에서는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교통수단(드론), 시민 상호 간의 완벽한 소통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전자통신(광통신), 또한 화폐 중심의 경제체제를 대신한 사회적 신용에 근거한 새로운 교환수단(신용 및 가상통화), 소유보다는 사용과 공적 개발에 초점을 둔 토지 개념(공적 토지),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의 사유화가 아닌 인류의 복지에 이바지하는 모두가 누리는 공유경제가 있다. 무려 85년 전 그가 예측한 이러한 신기술들은 오늘날 이미 구현되었거나 실현을 목전에 둔 것이다. 라이트는 이러한 기술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구상 대부분이 건축가로서의 직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놀랍다. 그는 대학교를 포함한 그 어떤 정식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하며 독자적인 자신의 건축세계를 창조한 건축가이다.


한편 현재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돌아온 문명사적 전염병이자 세기적 전환점이다. 어쩌면 4차 산업혁명이 이 전염병 때문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과밀의 도시가 이점을 지니지 않게 될 때, 비대면 문화와 거리 두기, 인공지능, 스마트모빌리티의 비약적 발전은 우리 도시를 어떻게 변모시킬 것인가. 라이트가 오래전 그린 사라지는 도시의 모습은 오늘날 지구촌을 휩쓴 바이러스 대재난에 대응하는 다가올 시대를 예측하고 있다.


<조진만 건축가 jojinman@gmail.com>

Posted by K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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