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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의 생각그림

아파트

나무에 펜(60×60㎝)


오래된 아파트라 잠을 자려 누우면 온갖 소리가 들려옵니다. 샤워하는 소리, 빨래하는 소리, 싸우는 소리, 애 우는 소리, 티브이 소리, 아래위 좌우 모든 공간에서 이웃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이렇게 누워 이웃들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수많은 네모난 벌집들 중 한 칸에서 잠들고 있는 애벌레 같다고 느껴집니다. 수많은 이웃들의 소음도 처음에는 신경이 쓰여서 잠을 잘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되어 그런 소리들이 백색소음이 되어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아파트와 수많은 방의 이웃사촌들과 함께 오늘도 편안히 잠을 청해 봅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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