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연작. 2016. ⓒ김지연
2016년 초부터 전주를 비롯한 몇몇 도시의 자영업자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해 왔다. 이때만 해도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던 시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그들은 위태위태한 상태였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실직을 했거나 은퇴가 앞당겨진 사람들이 모았던 자금으로 자영업을 시작하면서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임대료는 올랐다. 인테리어를 위한 큰 비용 투자는 쉽게 가게를 접을 수 없는 위협적 요인이었다.
처음 사진작업을 시작할 때 자영업자의 어려운 처지를 이슈화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싶었다. 이들은 종업원을 고용하기도 어려워 가족끼리 장시간 쉬는 날 없이 일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몇십 년을 이어온 곳도 있고 개업한 지 2년 만에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일상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끌고 가고자 했다. ‘뉴 명보석’의 금은방 벽에는 수많은 시계가 작동을 하고 진열대 안에는 아기의 돌 기념 반지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주인장은 오랫동안 금은 세공 일을 해왔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소비 형태는 급격히 온라인으로 쏠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실의에 빠져 있다. 자영업자는 우리 사회의 저변을 이루고 있다. 그들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김지연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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