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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송수정의 사진 속으로

집으로 가는 길


공장이 생겼다. 집도 아니고 공장이라니 이름만으로도 꿈의 부피가 다르다. 기계가 돌아가는 그곳은 생산을 위한 공간이고, 기계만 멈추지 않는다면 소금 맷돌처럼 풍요를 쏟아낼 것만 같다. 강청해가 사진을 전공하러 대학에 들어가던 몇 해 전 그렇게 부모님은 공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공장의 기계를 멈추지 않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었다. 식품 공장이기에 새벽같이 기계를 돌려야 했고, 바쁘면 일손이 부족해서 한가하면 일손을 줄이기 위해 그곳은 점점 더 많은 가족들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몸이 고단해질수록 각자의 노동 기여도에 대해 예민해졌고, 공장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날에는 미안함에 주눅들어야만 했다.

강청해의 ‘집으로 가는 길’은 집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공장이 어떻게 가족의 일상을 저당잡는지에 대한 애증의 보고서다. 집과 공장을 오가며 그가 잡아낸 일상은 나른하고 솔직하다. 산업현장 사진처럼 웅장한 기계가 등장하지도 않고, 땀에 절어 노동에 흠뻑 취한 일꾼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대신 얼굴에 반죽 가루가 번진 아버지, 볕을 받으며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고무장화 등으로 시선이 옮겨 다닌다. 그 사진들은 밥벌이란 스펙터클하지 않고 신경통처럼 은근하게 매일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투덜대듯 농담처럼 말하고 있다. 이렇듯 한 가족의 공장을 둘러싼 생존기는 공장이 치킨집보다 근사하고 편의점보다 규모를 갖춘 산업시설이라는 환상을 무너뜨리며 도심 밖 자영업자의 오늘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송수정 전시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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