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공장이 생겼다. 집도 아니고 공장이라니 이름만으로도 꿈의 부피가 다르다. 기계가 돌아가는 그곳은 생산을 위한 공간이고, 기계만 멈추지 않는다면 소금 맷돌처럼 풍요를 쏟아낼 것만 같다. 강청해가 사진을 전공하러 대학에 들어가던 몇 해 전 그렇게 부모님은 공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공장의 기계를 멈추지 않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었다. 식품 공장이기에 새벽같이 기계를 돌려야 했고, 바쁘면 일손이 부족해서 한가하면 일손을 줄이기 위해 그곳은 점점 더 많은 가족들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몸이 고단해질수록 각자의 노동 기여도에 대해 예민해졌고, 공장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날에는 미안함에 주눅들어야만 했다. 강청해의 ‘집으로 가는 길’은 집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공장이 어떻게 가족의 일상을 저당잡는지에 대한 애증의.. 더보기 이전 1 ··· 652 653 654 655 656 657 65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