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송 현장이라는 말은 참 애매하기도 하고 쓰임새가 많기도 하다. 나에게 현장은 사진 혹은 그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다. 그런 내 현장에서 마주치는 사진가들 중에는 또 다른 ‘현장’을 드나드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현장은 집회나 시위, 파업 등이 일어나는 곳이다. 내가 서 있는 현장의 잣대로 보면 그런 사진가들 상당수는 실속을 못 차리는 이들이다. 여차하면 사진가가 아닌 활동가로 오인받기 일쑤고, 자신의 사진이 인정이라도 받을라치면 현장에 있는 이들의 파국에 빚진 듯해서 마음이 가시방석이다. 이미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순간 현장에 대해 작게라도 개입했기에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실천적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들이 현장에 대해 가지는 애증만큼이나, 내가 현장사진가에 대해서 가지는 .. 더보기 이전 1 ··· 649 650 651 652 653 654 655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