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가족’ 낙원을 상상하는 일은 시공을 초월한 전 인류의 유희거리였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역사 속에 전해오는 낙원에 대한 이야기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걸 보면 ‘아무런 괴로움이나 고통 없이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즐거운 곳’이라는 이상세계를 꿈꾸는 일은 인간이 현생을 이어갈 수 있는 일종의 동력일 수도 있겠다. 낙원을 다룬 대표적 소설 가운데 도연명이 남긴 에는 전란을 피해 산속 깊이 숨어든 유민이 등장한다. 물고기를 잡으러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다 길을 잃은 어부가 흐드러지게 핀 복숭아 꽃길을 따라 정처없이 노를 젓던 중 한 마을을 만난다. 잘 가꾸어진 풍요로운 그 마을에, 혼잡한 세상을 등지고 산속 깊이 들어와 평화를 누리며 살고 있는 유민들이 있었다. 도연명은 전란과 군벌항쟁의 세파 등 극심한 정치적 혼.. 더보기 이전 1 ··· 651 652 653 654 655 656 657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