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쓰레기로 작업하기. 영국 사진가 맨디 바커를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녀는 태평양의 일명 거대 쓰레기지대에서 끌어올린 쓰레기를 하나하나 촬영한 뒤 포토샵으로 재배치해 전혀 다른 모양으로 조합해 낸다. 이 쓰레기들은 대개가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다. 그녀의 작업은 얼핏 보면 몹시 아름답고 신기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바닷가에 버려진 우리 삶의 찌꺼기와 마주하는 모순된 시각 체험을 선사한다. 그런데 그것이 언제 어디서 왔는지에 따라 이 버려진 사물에 대한 단상 또한 느낌을 달리한다. 예를 들면 북위 33.15도와 동경 151.15라는 태평양 바닷가 한가운데서 건져진 쓰레기 더미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있는 그곳은 쓰나미를 겪은 후쿠시마의 해안가 쓰레기들.. 더보기 이전 1 ··· 836 837 838 839 840 841 842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