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세바스티앙 살가두는 움직임이 굵직한 사진가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극한의 노동을 감행하는 ‘노동자’와 전쟁과 기아로 터전을 등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민’ 연작으로 인류에 관한 대서사시를 사진으로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장한 구도를 지닌 흑백 사진은 슬픔과 고통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시각적으로 빨려들게 하는 힘이 있다. 이로 인해 비극마저도 너무 아름답게 묘사하는 사진가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한다. 그런 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기사를 10년 전쯤 처음 봤다. 당시 그는 인간의 삶의 조건을 넘어 이제는 자연의 위대함을 다루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삐딱한 마음 탓일까. 인간의 고통에서 시작해 자연의 숭고함으로 끝나는 것은 너무 기독교적인 발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하필 새 .. 더보기 이전 1 ··· 847 848 849 850 851 852 853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