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번번이 얻어맞은 얼굴 오랫동안 미술사를 들여다보면, 대가의 유명 작품보다 훨씬 더 마음을 끄는 작품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공부가 주는 축복이다. 통상 로댕의 경우 ‘지옥의 문’ ‘영원한 우상’ ‘키스’ 등을 대표작으로 꼽는다. 그런데 이들보다 점점 더 마음을 사로잡는 뭉클한 작품이 있다. 바로 ‘코깨진 사내’다. 젊은 시절 로댕이 생활고로 버젓한 모델을 구할 수 없을 때, 이웃집에 사는 ‘비비’라는 별명을 가진 가난한 노인이 모델을 서주었다. 그러나 난방 시설이 없는 아틀리에는 너무 추워서 노인의 머리를 빚은 점토가 얼어 갈라졌으며, 두개골은 깨졌다. 간신히 얼굴만(뒤통수가 없다)을 겨우 지탱할 수 있었고, 코가 깨진 이런 얼굴의 형태가 되고 말았다. 1864년 로댕은 이 작품을 살롱전에 출품했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지.. 더보기 이전 1 ··· 890 891 892 893 894 895 89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