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집에서의 하룻밤 판잣집이 한 채 있다. 오래된 기념사진처럼 빛도 바래 보인다. 새하얀 구름과 적당히 짙은 나무 그림자는 가난을 축복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런 의심없이 본다면 영락없이 과거의, 추억할 법한 누군가의 앨범 사진이다. 그러나 저 멀리 비행기가 자꾸만 눈에 걸린다. 아무리 날지 못한다 하더라도 비행기가 가난한 동네의 장식품처럼 서 있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그러고 보니 바닥에는 쓰레기 한 점 없고, 양철벽에는 옹색한 방에서 쫓겨나온 살림살이 하나도 걸려있지를 않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해 문을 연 이곳은 호텔이다. 호텔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수백만명이 판자촌에 살고 있는 진짜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체험해 보라는 유혹이 가득하다. 대신 뜨거운 물과 인터넷, 온돌이 제공되는 특별한 공간에서라는 단서가 붙는다. .. 더보기 이전 1 ··· 901 902 903 904 905 906 907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