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철의 건축스케치 썸네일형 리스트형 서울돈화문국악당 창덕궁 돈화문 앞에서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삼거리 왼쪽 길모퉁이에 낯선 한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없었던 건물인데 지난해 9월 ‘서울돈화문국악당’이라는 국악 전문 공연장이 한옥의 모습으로 새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2011년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의 안이다. 출입구를 들어서면 잔디로 덮인 아담한 크기의 마당이 눈에 들어온다. 이 잔디마당을 단층짜리 한옥이 빙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행랑채 형식으로 잔디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한옥에는 카페가 자리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차 한 잔의 여유를 선사한다. 잔디마당에서 야외공연이 열리면 마당 쪽의 접이문이 좌우로 펼쳐져 카페 공간은 멋진 객석으로 변신한다. 140석 규모의 국악 전문 공연장은 이 잔디마당 지하에 마련되어 있.. 더보기 홍지문, 비대칭의 조화 세검정에서 다시 홍은사거리 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상명대 앞 삼거리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도로 아래 계곡 쪽에서 불쑥 솟아오른 한옥 지붕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아래쪽으로 내려가 차를 대고 홍제천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예전에는 멋진 계곡이었을 이 홍제천 위를 가로지르는 5개의 아치로 구성된 다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 다리와 곧바로 연결된 우진각 지붕을 한 성문이 앞서 궁금해했던 바로 그 한옥 지붕의 건물이다. 조선시대 서울의 성곽과 북한산성의 방어를 위해 세워졌던 성문인 홍지문(弘智門)이다. 성문 옆으로 계곡이 맞닿아 있으니 다리 역할을 하는 성벽이 필요했으리라. 다리 아래는 5개의 아치로 물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렇게 5개의 아치가 있는 다리라 하여 오간수문(五間水門)으로 불린다. 다리 .. 더보기 세검정, 도심 속 옛 정취 차를 타고 홍은사거리에서 북악터널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경사로를 오르다 보면 왼쪽 능선으로 상명대학교 캠퍼스가 올려다보인다. 상명대학교 앞 삼거리를 지나 위쪽으로 200m가량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단아한 정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이 일대의 지명을 짓게 해 준 ‘세검정’이란 정자다. 홍제천이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한 정(丁)자형 3칸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는 이 세검정은 예로부터 멋진 풍광으로 이름이 높았던 곳이다. 지금도 홍제천 좌우로 많은 연립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해도 세검정 아래에서 위쪽을 바라보면 여전히 멋진 풍광이 뿜어져 나온다. 세검정(洗劍亭)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인조반정 때 이귀, 김유 등의 반정인사들이 이곳에 모여 광해군의 폐위를 의논하고, 칼을 갈아 씻었던 자.. 더보기 일감호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위치한 건국대에는 대학을 상징하는 넓은 호수가 캠퍼스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호수는 그 면적이 약 2만평에 달해 서울에 있는 웬만한 대학 하나를 다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란다. 조선시대 이 지역은 말을 키우던 목장의 습지였는데 습지를 정리하면서 그 물들을 모아 넓은 인공호수가 조성되었다. 송나라 주자의 ‘관서유감(觀書有感)’이란 한시에 나오는 ‘일감(一鑑)’과 ‘활수(活水)’를 따와 ‘거울같이 맑은 호수’라는 뜻의 일감호(一鑑湖)란 이름이 지어졌다 한다. 지하철 2호선 건대역에서 내려 정문까지 이르는 길목은 58층 높이의 스타시티를 비롯한 복잡한 상업시설들로 가득 차 있다. 이 복잡한 거리를 뒤로하고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드넓고 평온한 일감호가 눈앞에 펼쳐진다. 호수를 둘.. 더보기 ECC의 교훈 도로를 사이에 두고 캠퍼스의 좌측면을 연세대와 마주하고 있는 이화여대도 그 역사만큼이나 신촌골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자랑하는 곳이다. 2호선 이대역에서 정문으로 이어지는 경사로를 지나 정문에 들어서면 고려대의 중앙광장이나 새로 조성된 연세대의 백양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열린 공간이 방문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른바 ECC(이화캠퍼스복합단지)라 불리는 공간이다. 2008년에 완공된 이 ECC는 1989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현상설계에서 당선한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선된 안이다. 과거 대운동장이 있던 곳에서부터 본관까지 이어지는 큰 계곡을 만들어 계곡 양옆으로 지하 6층까지 다양한 공간들을 집어넣었다. 이 계곡을 만듦으로 해서 캠퍼스 입구에서부터 본.. 더보기 신촌골의 가을풍경 도시의 풍경은 개별 건물들이 연속성을 이루어 만들어진다. 연속되어지는 건물과 조경이 어우러져 하나의 콘텍스트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기관이 대학이다. 대학 캠퍼스는 대학이 지니는 이념과 역사 등이 각각의 건축물에 스며들어 조경과 더불어 대학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서울 신촌에 있는 연세대도 타 대학과 구별되는 독특한 캠퍼스의 이미지가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최근 완성된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로 널찍한 공원이 도시민을 반긴다. 백양로 지하공간으로 주차장과 다양한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지상에는 차가 없는 보행자들을 위한 녹지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고려대 중앙광장에서의 시각적 개방감을 연세대에서 똑같이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 조성된 백양로가 연세대의 주요한 캠퍼스 이미지를 만들어내긴 하였으나 연세대의 정신.. 더보기 눈 내린 고려대 중앙광장 눈다운 눈이 전국을 덮었다. 서울에도 지난 주말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리면 교통이 가장 큰 걱정이겠으나 다른 한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겨울의 마술쟁이다. 눈 내린 대학의 캠퍼스는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복잡한 도심의 설경과는 자못 다른 서정이 묻어난다. 안암동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펼쳐지는 눈 덮인 캠퍼스의 모습이 그러하다. 고려대는 정문에서부터 광장 너머 좌우측 건물들이 모두 서양 중세의 성채 이미지를 풍겨낸다. 첨두아치로 된 창이나 뾰족지붕, 성벽 모양을 한 매스 등 고딕의 언어들 속에서 이 대학의 오랜 역사가 배어나온다. 정문 뒤로 널찍하게 펼쳐져 있는 중앙광장은 도심의 복잡한 거리에서 짓눌려 있던 도시민들에게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준다. .. 더보기 서울에서 안도 다다오를 읽다 혜화동로터리 북쪽 SK주유소를 지나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주변 건물들과는 색다른 모습의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박스 형상을 하고 있으나 중간에 V자 모양의 기둥이 상부의 액자처럼 생긴 매스를 지지하고 있는 독특한 형상의 건축물이다. 이 건물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JCC(재능아트센터) 빌딩이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의 ‘본태박물관’이나 원주 오크밸리의 ‘뮤지엄 산’ 등 몇몇 작품이 지방에 있지만 서울 한복판에 그의 작품이 세워진 것은 이 건물이 처음이다. 건물은 크게 2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앞쪽에 V자형 기둥이 있는 건물이 공연장, 전시장이 있는 아트센터이고 그 뒤쪽에 있는 건물이 강연, 토론, 연구 등이 이루어지는 크리에이티브센터이다. 그림은 뒤쪽의 크리에이티브센.. 더보기 익선동 한옥 골목 종로3가역 4번 출구를 나서면 서울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뜻밖의 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출구를 나오면 왕복 2차로의 차도에 접한 상가건물 뒤편으로 조그만 골목길 몇 개가 북쪽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 골목길에 들어서면 오래된 단층주택들에서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깊은 세월의 냄새가 물씬 풍겨온다. 이곳이 북촌보다 먼저 조성되었다는 익선동 한옥마을이다. 1920년대에 개발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형 한옥단지로서 어언 100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주변의 빌딩숲에 가려 존재조차를 잊게 했던 이곳은 2004년부터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재개발의 열기는 활기를 띠지 못하고 130여개의 한옥이 그대로 남아 도심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있었다. 그러던 이곳이 몇 해 전부터 .. 더보기 절두산 순교성당 양화대교 북단에는 천주교의 성지이자 건축적으로 의미가 있는 절두산 순교성당이 있다. 강변북로를 달리며 서강대교에서 양화대교 쪽으로 진행하다보면 우측으로 독특한 형상을 한 절두산 순교성당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이 일대는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던 양화나루터였다. 이 양화나루에는 지형이 누에가 머리를 든 모양과 유사하다고 하여 ‘잠두봉(蠶頭峰)’이라고 이름 지어진 높이 20m의 언덕이 있었다. 양화나루터는 이 잠두봉과 어울려 빼어난 풍치로 이름이 높았다. 이 수려한 풍경을 배경으로 조선의 많은 풍류객과 문인들은 이곳을 찾아 뱃놀이를 즐기고 시를 짓는가 하면 중국 사신들이 조선에 오면 꼭 들를 만큼 유명한 명승지였다. 그러나 이 언덕은 1866년 병인양요 때 흥선대원군에 의해 1만명에 가까운 천주교인들이 .. 더보기 대원군을 유혹한 석파정 길가의 나무들도 얼마 남지 않은 마른 잎들을 떨어내느라 부산하다. 멀어져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얼마 전 부암동에 있는 서울미술관을 찾았다. 박스형 건물로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미술관에 발길을 들여놓는다. 내년 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특별기획전 ‘비밀의 화원’이 비중있게 전시되고 있다. 영국의 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이 집필한 동화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외 작가 20여명의 시선을 모은 전시회이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옥상으로 올라가니 도로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왕산의 동북쪽 사면을 배경으로 경사지를 따라 층층이 자리 잡은 멋진 한옥 여러 채가 주변의 수목들과 함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이 흥선대원군이 흠뻑 빠져 빼앗다시피 한 석파정(石.. 더보기 가을의 끝자락을 품은 인왕산 아름다운 10월도 이제 우리의 곁을 떠났다.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이 얄미운 것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멀어져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가을에 젖어 있는 서울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을 찾아본다. 단풍이 곱게 물든 서울의 주변 산은 이러한 갈망을 갖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다가온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는 둘레길을 모두 완성하였다. 남산, 낙산, 인왕산, 북악산 등 내사산(內四山) 및 한양도성을 잇는 ‘내사산둘레길’(한양도성길 18.6㎞)과 관악산, 북한산, 수락산, 아차산 등을 잇는 서울 외곽의 ‘외사산둘레길’(157㎞)이 그것이다. 이렇게 멋지게 조성된 둘레길을 찾는다는 것은 타오르는 단풍의 계절에는 더.. 더보기 부용지의 가을 이제 제법 가을이 깊이 영글었다. 여름이 무더웠던 탓인지 10월이 한참 지났음에도 지난주까지는 여전히 녹음이 짙었는데 이제는 가로수에서도 강한 단풍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돈화문을 거쳐 창덕궁 경내로 들어서면 수백년 묵은 고목들이 전해오는 가을 내음은 도시민의 피로를 한순간 사라지게 하리라. 자연 지형에 순응하는 자연스러운 배치로 이루어진 창덕궁의 궁궐 건축에 한동안 빠져 있다가 자연스레 뒤쪽의 후원으로 발걸음을 잇는다. 창덕궁의 후원(後苑)은 왕의 동산이라는 뜻에서 금원이라 불렀으며 비원(秘苑)이라는 명칭은 일제가 불렀던 용어이다. 지세를 그대로 살리면서 인위적인 면을 최소화하는 우리나라 정원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으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후원 중 가장 빼어난 .. 더보기 창덕궁의 가을 내음 가을이 우리들 곁으로 성큼 다가섰다. 주위의 녹음들이 형형색색 색동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이즈음, 서울에서 가장 가을의 향기를 잘 맡을 수 있는 창덕궁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와 현대빌딩과 아라리오 미술관(구 공간 사옥)을 지나면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 다다른다. 주위에 큰 건물들이 바싹 붙어 있어서일까? 광화문의 웅장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아늑하게 느껴지는 포근한 돈화문의 모습이다. 창덕궁은 조선의 정궁(正宮)인 경복궁의 동쪽에 있어서 창경궁과 더불어 동궐(東闕)이라 불렸다. 태종 5년(1405년) 경복궁에 이어 조선시대 두 번째로 세워진 궁궐이다. 이 궁은 조선 초부터 많은 임금들이 법궁인 경복궁을 대신하여 찾았던 곳으로 경복궁이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1868년 재건될 때까지.. 더보기 경복궁의 가을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던 기록적인 폭염도 이제 서늘한 바람 앞에 흔적을 감췄다. 푸르렀던 녹음도 서서히 형형색색의 색깔로 몸단장하는 시간이다. 상큼한 이 계절, 도시의 공간감을 느껴볼 수 있는 광화문광장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좀 더 넓은 모습을 보기 위해 광화문광장의 주변 건물 높은 곳에 올라 북쪽을 바라본다. 광화문과 뒤쪽에 펼쳐져 있는 경복궁이 북악산을 등에 지고 멋진 풍광으로 나를 맞이한다. 경복궁(景福宮)은 1395년(태조 4년)에 창건된 조선왕조의 법궁(法宮·정궁)이다. ‘경복(景福)’은 시경에 나오는 말로 왕과 온 백성들이 큰 복을 누리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이 궁은 백악산(북악산)을 배경으로 좌측에는 낙산, 우측에는 인왕산이 있고 앞쪽으로 청계천이 흐르는 길지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임진왜.. 더보기 마음의 평안을 얻는 대한의원 본관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를 나와 서울대병원 입구로 들어서면 좌우로 밀림 같은 병원 건물들이 나를 에워싼다. 정면으로 보이는 본관을 비켜서 왼쪽의 낮은 경사로를 오르면 세월의 때가 묻어나는 붉은 벽돌의 단아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현재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대한의원 본관이다. 1907년 고종 황제의 칙령에 의해 설립된 대한의원은 교육, 진료, 보건행정 기능을 모두 갖춘 국내 최고의 종합 의료기관이었다. 대한의원은 한일병합 후 총독부 의원이 됐다가 1926년 경성제국대학 병원으로, 해방 이후엔 서울대 부속병원이 됐다. 1908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조선 말기 재무행정을 관장하던 관청인 탁지부에서 설계와 감독을 했는데 탁지부 소속 기사인 야바시 겐키치가 설계를 주로 담당했다... 더보기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바라보며 서울 남대문시장 앞 한국은행 교차로에는 넓은 사거리를 바라보며 이국적 형태를 뽐내고 있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건물은 조선총독부 청사, 경성역사(서울역), 조선호텔 등과 더불어 일제강점기의 전반부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이름이 높았다. 유럽의 성채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건물은 전체적으로 단아한 르네상스풍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좌우 원형의 돔 부분과 몸통과 지붕을 연결하는 연결부위에 바로크풍의 장식 요소를 곁들인 절충주의 양식으로 분류된다. 이 건물은 1907년 일본의 침탈이 시작될 즈음 일본인 다쓰노 긴고에 의해 일본 제일은행 경성지점으로 설계되었다. 1912년 조선은행으로 명칭을 바꾸어 완공된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직속은행의 역할을 하였다. 1945년 해방 이후부.. 더보기 동서의 조화 지하철 시청역에서 나와 대한문을 거쳐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가다 보면 불현듯 담은 영국대사관 쪽으로 꺾인다. 그 꺾인 영국대사관 길로 들어서면 고즈넉한 이국적 풍경의 건물이 눈앞에 나타난다. 서울성공회 대성당. 연속된 아치와 유럽풍의 오렌지색 기와로 지붕이 마감된 고즈넉함이 물씬 풍기는 건물이다. 유럽 중세의 고딕 성당이 나타나기 전에 로마인(Roman)들이 사용하던 기술(Esque)인 ‘둥근 아치’를 즐겨 사용한 양식이라 하여 ‘로마네스크(Romanesque)’라 불리는 건축양식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손꼽히는 이 건물은 영국인 아서 딕슨의 설계로 1926년 1차 완공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당시에는 예산부족으로 설계자가 의도했던 전체의 그림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대한성공회에서는 19.. 더보기 거장의 숨결 3호선 전철 안국역을 나와서 창덕궁 방향으로 가다 보면, 현대사옥 끝자락에 위치한 건물 상단에 ‘空間, SPACE’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대한민국 현대건축에 큰 족적을 남겼던 ‘김수근(1931~1986)’의 대표 유작이다. 그가 만든 설계사무소의 이름이기도 하고 건축을 포함한 국내 최장수 예술잡지 ‘空間(공간)’을 지칭하기도 한 이름이다. 건물을 감싸고 있는 담쟁이로 인해 시원스레 보이는 이 건물은 반 층씩 층을 엇갈려 설계되었고 그 반 층을 오르내릴 때마다 크고 작은 다양한 공간들이 끊임없이 연결된다. 휴먼스케일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이 건물은 건축인들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다. 특히 지하에 있는 소극장은 김덕수 사물놀이를 탄생케 하는 등 수많은 예술 활동의 보고와도 같은 곳이었다. 옆쪽에 투명.. 더보기 세빛섬에서 여름밤을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반포 한강 시민공원에는 독특한 형상을 한 4개의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다. 철과 유리를 주재료로 지어진 이 건축물들은 ‘세빛섬’으로 불리는 건축물들이다. 가빛, 채빛, 솔빛, 예빛의 네 개의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으나 이 중 예빛 건축물을 뺀 세 개의 건축물을 지칭하고 있다. 이 건축물들은 땅 위에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니라 부유식 함체 위에 구조물이 올려져 있어 공식적으로는 선박으로 분류된다. 이 세빛섬은 지난 2006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을 정책으로 반영한다는 뜻에서 한강에 인공섬을 띄워보자는 시민 제안이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이 섬이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으로 부상하면서 많은 난항에 부딪혔다. 사업의 확대, 사업시행자 변경, 운영사 선정 문제 등으로 이 ..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