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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손바닥 도상은 약 5만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사실 손바닥 그림은 세계 곳곳의 구석기 유적에서 자주 발견된다. 대부분은 손바닥을 벽에 대고 입으로 염료를 뿜어서 손의 윤곽이 드러나는 스텐실 기법을 활용했다. 


그럼 전 세계 구석기인들은 왜 손바닥을 그렸을까? 구석기 시대는 문자가 없던 시절이라 그 의도를 정확히 읽을 수 없다. 그래서 미술사학자 양정무는 “원시미술을 볼 때는 상상력을 동원해야”한다고 말한다. 우리도 마음껏 상상력을 동원해보자.


손은 나를 표현하고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두 발 보행을 시작한 영장류는 손을 자유롭게 사용함으로써 인간이 되었다. 도구를 발명하는 등 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뇌도 비약적으로 발달했다. 발달된 뇌는 다시 손을 통해 생각을 표현한다. 손바닥을 치며 감정을 표출하고 손짓이나 악수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 연애도 손잡기에서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구석기인들에게 손은 상당히 중요한 매체였다. 손바닥 그림은 자신들의 존재를 기록하고 알리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벽에 그려진 손바닥들이 마치 현대의 지문처럼 동굴에 거주하는 각각의 사람들을 의미한다면 누군가 그 벽화를 통해 부족의 규모와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호주 카나본 국립공원에는 손바닥과 부메랑 같은 도구들이 함께 그려져 있다. 우리는 이 그림을 통해 이 부족의 규모와 성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20세기 초 표현주의 미술이 등장했다. 표현주의 미술이란 보이는 대상을 재현하는 미술 형식에서 벗어나 인간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한 미술 양식이다. 표현주의 미술은 디자인 분야의 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구석기 원시 예술에 주목한 표현주의 미술가들은 인간의 본능과 내면의 원시성을 강조했다. 이들도 구석기인들처럼 자신들의 손바닥을 그림에 찍었다. 


우리 집에도 표현주의자가 한 명 있다. 그는 종종 물감으로 손바닥 찍기를 즐긴다. 이 장면을 볼 때마다 구석기인들이 남긴 흔적과 표현주의 미술가들이 주장한 인간의 본능이 떠오른다.


<윤여경 디자인팀 기자>

Posted by K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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