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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보통 문헌에 기록된다. 사람들은 생각을 주로 문자로 기록하기에 역사가들은 문헌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살피고 구성한다. 만약 문자가 없으면 어떻게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까. 이럴 땐 그림이 유용하다. 아이들처럼 그림으로 그리고 말로 보완하면 된다. 대표적으로 구석기 시대가 그랬다. 구석기인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그렸다. 동굴 벽에 그려진 그림들이 그 증거다. 만약 이들에게 역사가 있었다면 그림으로 사실을 기록하고 구전으로 전승하며 역사를 계승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구석기 동굴벽화는 미술적 가치만이 아니라 문헌적 가치도 높다.


디자인은 역사와 유사하다. 디자이너도 역사가처럼 그림=문헌을 근거로 상황을 파악해 가설을 세우고 추론한다. 이미지만으로 구성된 동굴벽화는 이런 방법으로 내용을 파악하기에 적합하다. 그럼 디자이너의 눈으로 ‘라스코 동굴 역사’를 읽어보자.


벽화에 표현된 동물들은 부족의 상징이다. 벽화는 왼쪽에서 맹렬하게 달려오는 오록스와 다른 동물들 그리고 오른쪽 오록스가 마주 보는 구성이다. 가운데 붉은사슴들은 왼쪽을 향해 서 있다. 


나는 이 벽화가 마치 아시리아나 로마 문명의 부조처럼 전쟁을 기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라스코 일대에서 오록스를 숭배하는 두 부족이 동굴과 사슴 사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를 기록한 것이다. 


본래 동굴의 주인인 듯한 오른쪽 오록스 부족은 덩치와 기세가 만만치 않다. 왼쪽 그룹 오록스 부족은 규모가 크고 맹렬하다. 여러 동물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왼쪽 오록스 부족 홀로 전쟁을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여러 부족이 연합해 공격을 감행했나 보다. 아마 승리는 왼쪽 그룹이 차지했을 것이다. 어렵게 이 동굴을 차지한 왼쪽 오록스 부족 연합은 이 벽화를 기록함으로써 그날의 치열함과 영광의 흔적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라스코 동굴벽화는 이 동굴의 주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 아닐까.


<윤여경 디자인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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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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