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마에 아크릴(42×22㎝)
길 가다 횟집 뒷골목에 버려진 나무도마를 주웠습니다. 도마 가운데는 수많은 칼자국으로 움푹 파여 있었고 끝은 갈라져 있어 도마의 나이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도마 손잡이는 사람이 많이 만져서 그런지 반짝반짝 새것처럼 윤기가 났습니다. 이 오래된 도마 위에서 수많은 생선들이 사라지고, 수많은 맛있는 요리들이 탄생했겠지요? 이젠 움푹 파여서 쓸모없어진 나무도마 위에 그림을 그리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김상민 기자 yello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