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스 스튜디오, AImoji(ai-generated emoji), 2019 ⓒprocess studio
인공지능이 인간 세계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다룬 전시 ‘언캐니 밸류’의 전체 그래픽 디자인을 맡은 ‘프로세스 스튜디오’는 전시의 아이덴티티를 시각화하고 홍보하는 과정 안에 ‘이모지’의 세계를 끌어들였다. 사람들은 로봇처럼 인간 아닌 존재에서 인간과의 유사성을 느끼면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그 유사성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호감은 불쾌감과 거부감으로 변한다는 이론 ‘언캐니 밸리’에서 제목을 가져온 이 전시의 메시지에 호응하면서, 그들은 DCGAN(심층 돌림형 생성적 적대 신경망)을 활용했다.
정보 생성자가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그것과 매우 유사하지만 가짜인 정보를 만들고, 정보 감별자가 그것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실제와 매우 유사한 대체재를 생산하는 이 독립적인 학습법 DCGAN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145개의 ‘이모지’를 공부한 끝에 ‘AImoji’를 만들었다. 국가별 언어를 모두 표현하기 위해서 등장한 유니코드로 생산하는 이모지는 1999년, 구리타 시게타카가 ‘모든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176개를 디자인하여 발표한 이래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시각언어로서 이모지가 차지하는 위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 측에서 2015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만큼 견고해졌다.
하지만 DCGAN은 이 노란 동그라미가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 안의 ‘표정’이 무엇을 전달하는지 역시 알 수 없었다. 작가의 미션을 부여받은 DCGAN은 그저 주어진 정보를 학습해 나가면서 행복,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을 담은 듯 보이는 표정을 만들었지만, 그것이 DCGAN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일 리 없었다. 어떤 표정은, 한두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상한 감정, 때로는 끔찍해 보이기까지 하는 감정을 전달했지만, 그 역시 ‘인간’이 그 이미지에 투사하여 정의내린 감정일 뿐 DCGAN의 감정과는 무관했으니, 인간은 이제 세상을 읽고 판단하는 습관을 재고하고 조정해야 할 시점에 도착했다.
<김지연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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