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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유경희의 아트살롱

줄리어스 시저와 로마 초상조각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두상, 기원전 50년, 로마 콘세르바토리 궁전


7월이다. 줄라이(July)는 줄리어스 시저(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희대의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따왔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브루투스, 너마저”와 같은 간단명료한 언어 속에 모든 것을 담아낸 정치예술가 줄리어스 시저!

영어단어 시저(Caesar)는 독일에서는 카이저(kaiser), 러시아에서는 차르(czar)라고 하며, 모두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다. 황제 중에서도 실권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독재적인 전제군주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결국 절대적인 힘을 가진 황제를 뜻하는 시저라는 단어가 줄리어스 시저에서 비롯됐다는 말이다.

실제로 줄리어스 시저는 황제가 아니었다. 황제나 왕은 아니었으나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한 줄리어스 시저는 로마 공화정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정치가, 장군이자 작가였다. 그는 기원전 60년에 집정관으로 선출된 후 9년 만에 오늘날 프랑스에 해당하는 갈리아 전체를 정복하였을 만큼 전략·전술의 대가였다.

고대 로마시대 시저(카이사르)의 초상조각이 대대적으로 제작됐다. 그뿐만 아니라 로마의 황제, 정치가, 군인 등의 초상조각이 수없이 제작, 복제됐다. 사실, 고대 로마는 항상 흠모해 마지않았던 그리스 예술을 전범으로 삼아, 수많은 예술품들을 복제(replica)하고 카피(copy)했다.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 가면 넘쳐나는 것이 로만카피와 로만레플리카인 것도 그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로마다운, 로마만의 특성이 반영된 조각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두상과 흉상이다. 플라톤에 따르면 가슴은 기개를, 몸통(배)은 욕망을, 그리고 사지는 노동을 상징한다. 신적인 자질을 갖춘 뛰어난 인물들은 특히 지략, 즉 머리가 비상해야 한다. 지략과 기개를 포함한 비범한 인격적인 자질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흉상인 것이다. 로마인들은 그런 사고방식으로 세계를 제패했던 영웅들의 초상조각을 제작했다. 카이사르와 브루투스, 아우구스투스상이 그다지도 넘쳐나는 이유다.


유경희 |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