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민은 1789년 혁명을 일으켜 스스로의 자유와 인권을 지켜냈다. 세금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허수아비로서의 시민은 비로소 모두가 평등해졌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했던 진정한 자유는 당시에도 온전히 지켜지지는 못했다. 왕정을 무너뜨리고 만들어진 최초의 혁명 헌법은 ‘능동시민’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했다. 평균 3일치의 임금을 한 해 세금으로 낼 수 있는 남자만이 오직 능동성을 인정받았다. 반대로 능동적으로 세금을 낼 수 있는 여성도, 능동적으로 투표를 행사할 수 있는 남자도 모두 ‘피동시민’으로 전락했다. 피동은 스스로가 상태를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애초 성립할 수 없는 모순 조건이자, 배제와 차별의 폭력성을 전제로 한다.
송수정 전시기획자
송수정 전시기획자
'=====지난 칼럼===== > 송수정의 사진 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 (0) | 2016.04.28 |
---|---|
기념비의 역사 (0) | 2016.04.21 |
뮤지엄 아나토미 (0) | 2016.04.07 |
변신 (0) | 2016.03.31 |
당신이 나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던 50가지 (0) | 2016.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