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상대성
10여년 전, 기술 덕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정보, 지리, 경제, 문화, 정치의 벽이 무너지고 있으므로, 세계는 평평할 뿐 아니라 더욱 평평해질 거라고 한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은 여전히 유효할까. 그는 평평한 세계에서 경쟁자들은 공평한 기회를 획득하고, 가치는 수평적으로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 분야의 경쟁은 평등해질수록 치열해질 테니까, 개인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어떤 학자들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세상의 면면을 언급하면서 세계는 둥글고, 뾰족하고, 울퉁불퉁하다고 했다. 130여년 전, 에드윈 애벗은 2차원의 납작한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플랫’한 세상 속에 사는 이들은 직선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신분이 높을수록 오각형, 육각형 등 더 많은 각을 갖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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