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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멀리 간 사진 1972년 4월16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열 번째 유인우주선 아폴로 16호를 발사했다. 우주선에는 선장인 존 영, 사령선 조종사 켄 매팅리, 달 착륙선 조종사 찰스 듀크까지 모두 세 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우주선 추진계의 수평유지 장치에 문제가 생겨 달 착륙이 중단될 뻔했지만, 무사히 발사 4일 후 달에 안착했다. 승무원들은 달의 데카르트 고지를 3일간 탐사했고, 월면차량의 성능 테스트를 했다. 이때 월면차량이 도달한 시속 18㎞는 달 표면에서 바퀴 달린 탈것이 낸 최고속도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월면활동은 20시간14분으로 최장시간을 기록했고, 95㎏의 월석도 채취했다. 그러나 아폴로 16호는 화려한 기록보다 소박한 사진 한 장으로 기억된다. 승무원 중 찰스 듀크는 가족사진을 비닐백에 담아 .. 더보기
각양각색 각양각색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키 큰 사람, 뚱뚱한 사람, 바쁜 사람, 눈 큰 사람, 피곤한 사람, 외로운 사람, 화난 사람 등등…. 모두들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추운 겨울거리의 모습은 하나로 통일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검은색 코트나 검은색 롱패딩으로 자기를 숨기고 바삐 걸어가고 있습니다. 누가 누구인지 알 수도 없습니다. 모두들 자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듯 사람들 속에 파묻혀 거대한 검은색 덩어리로 무채색 도시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더보기
여섯 개의 기도문 세상은 조금씩 살기 좋아지고 있는 걸까. 지금 여기에서 그 믿음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다. 바우하우스 설립 100주년을 ‘조금 앞서’ 기념하면서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애니 알버스(1899~1994)의 개인전을 열었다. 직물을 ‘공예’에서 ‘예술 형식’으로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그는, 바우하우스의 학생이자 선생이었다. 공식적인 교육제도 안에서 미술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여성들의 입학을 허용한 바우하우스는 진보적 교육기관이었다. 공예와 순수예술 간에는 경계가 없고, 성차별도 없다고 강조하며 자유와 혁신을 이야기하던 바우하우스였지만, 여성이 남성의 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은 교묘한 명분을 들어 완곡하게 막았다. 이곳을 졸업한 후 ‘전문 예술가’로 인정받고 싶었던 대다수의 여학생들은 .. 더보기
남산 사진사 두 남자가 똑같은 모자를 쓰고,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똑같은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다. 소송윤씨와 김한식씨, 두 사람은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남산 사진사이다. 80년대 초 팔각정, 분수대, 야외음악당 등 구역을 나눠 남산에서 영업했던 사진사는 90여명이었다. 당시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인 남산은 일거리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남산 사진사가 되려면 ‘남산사진협회’에 가입하고, 자릿세를 내야 할 정도였다. 남산뿐만 아니라 경복궁과 창경궁, 어린이대공원 등 전국의 유원지마다 사진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입학식, 졸업식, 소풍, 운동회 등 한 가정의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곳에도 등장했다. ‘사진’ 또는 ‘촬영’이라고 쓴 완장을 팔에 차고, 필름 사진과 즉석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들 앞에서 사람들은 모두 약속이.. 더보기
토끼 인형 쓰레기장에 귀여운 토끼 인형 하나가 버려져 있습니다. 왜 버려졌을까 생각해 봅니다. 더러워지거나 찢어져서 그럴까요? 아니면 이젠 커서 인형이 필요 없어졌을까요? 인형을 선물한 사람이 싫어졌을까요? 새로운 인형이 생긴 걸까요? 이유를 알 수 없는 토끼 인형은 알 수 없는 미소만 지으며 외롭게 찬바람을 맞으며 구석에 앉아 있습니다. 더보기
지금 ‘지금’은 언제인가. ‘당신이 가진 것은 시간뿐’이라고 말했던 작가 샹탈 애커만은 ‘지금’의 이름으로 사막의 풍경을 소환한다. 허공에 V자 형태로 매달린 다섯 개의 스크린에서는 마치 달리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처럼, 각각 다른 속도와 시점으로 덜컹거리는 사막이 흘러가는 중이다. 그 안에서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전시장은 간간이 암전에 가까운 어둠에 휩싸였다가, 곧이어 붉은 모래, 바위 절벽이 펼쳐지는 예의 그 사막 풍경을 거칠게 흘려 보낸다. 다섯 개의 스크린 사이로 시선이 겹치고 흔들리는 가운데, 문득 파란 하늘이 화면을 채울 때면, 사막의 바위와 모래는 더 건조하고 거칠게만 보인다. 텅 빈 사막에 시선을 준 사이, 전시장 안에는 두려움 가득한 울부짖음, 엔진 소음, 동물의 괴성이 만드는 .. 더보기
.jpg 영화 는 실종된 딸의 행적을 추적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줄거리만 들어도 몇몇 영화들이 떠오를 만큼 익숙한 장면이 예상된다. 그러나 영화는 신선한 형식과 참신한 화면 구성으로 스토리 라인을 풀어낸다. 영화 내내 전지적 시점으로, 장면을 직접 보여주는 경우가 없다. 모든 장면이 액자 구성처럼 PC 모니터와 모바일 액정, CCTV 등의 또 다른 화면을 통해 펼쳐진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진과 동영상은 구글부터 인스타그램, 텀블러,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되고 재생된다. 가족사진 또한 카메라로 촬영되지 않고 모니터 캠을 통해 캡처된다. 그리고 인화해 가족앨범에 보관하지 않고, 컴퓨터 바탕화면이 되거나 폴더에 저장된다. 보기 힘든 망자의 사진은 검색 제한을 걸거나 온라인 메모리얼.. 더보기
장난꾸러기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자기가 다녀간 흔적은 잔뜩 남겨놓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꼼지락꼼지락, 걷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뛰어다닙니다. 두두두두…. 조금만 지루해도 심심해, 놀아줘, 재밌는 거, 계속 떼를 씁니다. 해 뜨자마자 밤에 잠들 때까지 쉴 새 없이 떠들고, 움직이며 뭘 합니다. 밤에 겨우겨우 잠이 들어도 가만있지 않고 온 방을 굴러다니며 잠을 잡니다. 저런 아이들의 강철 체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천사 같은 얼굴로 잠이 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겨우 나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더보기
원 모어 타임 “시간 그 자체가 아니라면 무엇이 시간을 가릴 수 있을까?” 코넬리아 파커는 런던의 세인트 판크라스 기차역을 운영하는 회사 HS1과 로열 아카데미가 협력·기획한 아트프로젝트 ‘테라스 와이어즈’ 시리즈 출품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거절했다. 주최 측이 유로스타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기차역의 철제 천장을 올려다볼 수 있는 작품을 부탁했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로스타를 타고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돌아오던 그는 역의 벽시계가 다른 작업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장면을 목격한다. 기차 출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조바심 내며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 찬 기차역에서 시계가 사라지는 순간은 작가에게 시간의 의미를 환기시켰다. 그는 기차역의 ‘세속적’인 시간으로부터 초연한 시간을 표현해보.. 더보기
공주병 예쁜 공주를 그리고 싶었는데 그려놓고 보니 병에 걸려 아픈 공주가 되어 버렸습니다. 불치병인 공주병에 걸린 걸까요? 아니면 혈색이 안 좋은 거 보니 빈혈이 심한 걸까요? 약간 미소를 짓는 것 같긴 한데 힘없는 미소가 슬퍼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그려놓고도 그림은 제 의도대로 되지 않고, 그림 마음대로 되어 버립니다. 언제쯤 제가 원하는 예쁜 공주를 그릴 수 있을지…. 더보기
하얀 원피스, 검은 다리털 레이스 장식이 달린 하얀 원피스를 입고, 벨벳 소재의 폴라넥 티셔츠와 양말 그리고 립스틱 색까지 핑크빛으로 맞췄다. 가지런한 단발머리에 화려한 귀고리까지 여성스럽다. 손목에는 투박한 쇠팔찌를 차고, 팔뚝에는 엉성한 문신이 있다. 다리를 벌리고 쭈그려 앉은 자세에 거뭇한 다리털까지 전혀 여성스럽지 않다. ‘여성스러움’과 ‘여성스럽지 않음’ 상반된 특징이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은 당혹스럽다. 그런데 둘 사이를 나눴던 나의 기준은 과연 어디서 비롯되는가. 스웨덴의 사진작가 겸 모델인 아르비다 비스트룀이 출연한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광고 사진이다. 비스트룀은 인스타그램에서 다리,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털을 드러낸 셀피로 유명하다. 신체 부위와 체모의 노출, 생리혈 등 인스타그램에서 필터링하는 사.. 더보기
도봉산의 가을 끝자락 포천에서 서울로 나갈 때 의정부의 초입인 축석고개를 넘어서면서부터 저 멀리 바라보이는 도봉산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뾰족한 바위들이 중첩되어 만들어내는 정상부의 측면 모습은 마치 중국 계림의 한 면을 보는 듯하다. 의정부의 끝자락인 장암고개로 다가가면서 점점 가까이 앞으로 나타나는 도봉산의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을 자아낸다. 간혹 일산 쪽으로 가느라고 외곽순환도로 의정부IC 진입 램프를 올라설 때면 옆으로 스쳐지나가며 바라보이는 도봉산의 근경이 장엄함으로 내게 다가온다. 특히 요즘 같은 단풍 가득한 가을에는 그 감동의 깊이가 더해진다. 숱한 나날들을 서울을 오가면서 전면 유리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도봉산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봤으면 늘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도봉산 가까이 가도록 내가 달리는 도로.. 더보기
시간을 지배하는 자 식물학자이자, 예술가인 루스 이언은, 캠든아트센터 안으로 360개의 나무, 풀, 물건들을 들여놓았다. 양상추, 장바구니, 물뿌리개, 왁스, 꿀, 전나무, 수은, 도끼는 각자 자리를 잡았다. 30개씩 열두 그룹으로 배치된 이 사물들은 각자 특정 날짜를 지시하며 그대로 ‘달력’이 되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혁명군들이 만든 새로운 달력 ‘공화력’이었다. 혁명군에는 바스티유 감옥뿐 아니라 종교, 정치, 경제,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권력인 그레고리력 역시 변혁의 대상이었다. 1주일을 10일, 1개월을 30일, 1년을 360일로 정하고, 1년에서 부족한 5일이나 6일은 선행의날, 재능의날, 노동의날, 이성의날, 보상의날, 혁명의날로 명명하여 축제일로 삼았다. 이 달력에서 기존에 있던 종교 축제의날과 성인의날은 삭.. 더보기
여기, 그를 보라 한 프레임 안에 여러 얼굴이 어지럽게 중첩되어 있다. 다중노출과 장노출로 얼굴의 윤곽이 뒤섞이고, 이목구비가 허물어진 형상은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초상화를 닮았다. 그 그림을 볼 때마다 마음이 서늘해지는 건, 단순히 그로테스크한 형상 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존재가 분열하거나 해체되는 고통의 순간이 가시화된다면, 바로 이러한 모습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명한 얼굴이 담긴 초상 사진을 바라볼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이 연동된다. ‘그는 누구인가?’ 사진 속의 그가 어떤 존재인지 식별하려는 인식 능력이 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뼈와 살이 마구 뒤엉켜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얼굴을 분별하기 어려운 권순관의 초상 사진은 우리의 인식 능력을 무력화시킨다. 이 사진을 바라볼수록 ‘그는 누구인가’라는 질.. 더보기
고등어 아들이 고등어 추어탕을 좋아한다고 가끔 고향 집에 갈 때마다 손 크신 어머니는 추어탕을 한솥 해 놓으십니다. 고등어를 푹 삶아 일일이 손으로 뼈와 잔 가시를 발라내고, 남은 살들을 잘게 부수어 된장과 방아를 넣고 푹 끓입니다. 그리고 먹기 전에 산초, 마늘, 고추를 넣어 알싸하고 맛있는 경상도식 추어탕을 만들어 주십니다. 그러나 이제는 객지 생활을 너무 오래 해 입맛이 변한 아들은 맑게 끓이는 경상도식 추어탕보다는 서울 대부분 식당에 파는 걸쭉한 전라도식 추어탕을 더 맛있어 합니다. 그러나 고향 집에 갈 때마다 아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기억하고 힘들게 만드셨을 어머니를 떠올리며 고등어 추어탕을 배가 터지도록 맛있게 먹어봅니다. 더보기
16만3000광년 모든 것이 말라붙는 건기를 지나 우기에 접어들면, 우유니 소금사막은 지평선을 지우고 하늘과 땅이 하나인 양 우주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이 된다. 어떤 국가의 소유물도 아닌 공기 안에서, 바람과 태양열만을 이용하여 비행하는 삶을 꿈꾸는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는 2016년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을 찾았다. 그는 물이 차오른 사막 위를 걸으면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별빛이 물에 반사되는 밤풍경 안에서는, 마치 별들 사이를 걷는 것 같았다. 그의 마음 안에 우유니 사막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자리 잡았다. “지구인의 눈에 세상 모든 풍경은 과거의 것이다.” 우주 성운 사이를 누비는 기분에 취한 그는 우유니의 대기 안에서 16만3000년 전 대마젤란운에서 방출한 빛을 보는 중이었다. 우주.. 더보기
장난감 로봇 길을 걷다 어느 가게 진열대에 놓여 있는 어릴 때 좋아했던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장난감 로봇을 만났습니다. 그때는 살 돈도 없었고, 또 엄마한테 혼날까 봐 살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진열대의 로봇 밑에는 어릴 적 느꼈던 가격만큼이나 비싼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이제는 돈도 있고 혼낼 사람도 없지만, 그냥 한번 만져만 보고 다시 그 자리에 올려 둡니다. 그 대신 내 기억 속의 작은 보물상자에 넣어 오래오래 간직해 봅니다. 더보기
서계(西溪) 사랑채 누마루에서 포천에서 의정부를 지나 서울로 나서자면 포천과 의정부의 경계를 이루는 축석고개를 지나게 된다. 도로를 따라 고개 정상에 이르면 갑자기 가까이 있는 산들과 함께 저 멀리 도봉산의 원경이 하나로 어우러진 멋진 산수화가 눈앞에 펼쳐진다. 축석고개를 내려와 자동차전용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또 하나의 고개인 장암고개를 지날 때에는 앞서 멀리 보이던 도봉산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시시각각으로 계절의 옷을 바꿔입고 눈앞에 나타나는 도봉산의 모습에 종종 빠져들곤 한다. 의정부 장암고개 끝자락과 수락산의 서쪽 끝자락이 만나는 지점에 지난 원고에서 소개한 서계 박세당 고택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글에서는 수락산 계곡에서 바라본 고택의 모습을 그림과 함께 소개했다. 그리고 고택 안으로 들어와 한국전쟁 때 불타지 않고 남아 있.. 더보기
그릴수록 사라지면 부원희의 시구절처럼 ‘자꾸만 갸웃대며/뒤뚱거리는’ 날들을 보내면서 화가 박세진은 검은 그림을 그렸다. 애초에 검은 캔버스는 물감을 올려 색과 형태를 표현해봐야 그저 삼켜버렸고, 반복적으로 쌓은 유화물감의 반사층만 남아 간혹 반들거렸다. 박세진은 검은 그림을 그리면서, 그릴수록 사라지는 지난 1년의 노력과 고생 끝에 깨닫고 말았다. “흰색 바탕에서 시작했으면 쉬웠겠다.” 검은 화면에서 형태는 뭔가 지나가고 난 뒤의 흔적처럼, 어쩌다 남은 얼룩처럼 있었다. 애초에 흰색 바탕을 선택하지 못한 그는, 흔적과 얼룩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위한 다른 통로가 필요하다. 화가는 햇빛 찬란한 여름날 역광 안으로 들어가 그 한때의 어두움을 캔버스에 담았다. 화면 한가운데에는 인물인 듯, 돌인 듯 무언가를 앉혔다. 어.. 더보기
탁구채 버려진 탁구채 한 쌍을 주웠습니다. 손때 가득 묻어있는 두 개의 탁구채. 한창때는 서로 땀을 뻘뻘 흘리며 주고받으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을 탁구채. 그러나 이제는 둘 다 흥미를 잃었는지, 아니면 한 사람이 흥미를 잃었는지 같이할 사람이 없어져 버린 손때 묻은 탁구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탁구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사랑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