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의 불륜이 낳은 그림 피렌체에 가면 보티첼리만큼 그림을 아름답게 그리는 화가를 만날 수 있다. 보티첼리의 스승 프라 필리포 리피다. 그래서인지 보티첼리가 그린 비너스 속 시모네타만큼 어여쁜 여자들이 그의 그림에 넘쳐난다. 어쩌면 그녀들은 보티첼리보다 덜 이상화되어 있는 동시에 훨씬 더 관능적인 여자들임에 틀림없다. 프라(fra)는 이탈리아어로 ‘승려’라는 뜻이다. 고아가 된 리피는 15세 무렵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카르멜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카르미네 수도원에 입단해 평생 수도사 겸 화가로 살게 된다. 미술사상 그 누구보다 다채로운 삶을 살았던 그는 많은 일화와 추문을 남겼다. 술과 여색을 탐했으며, 술고래에 사기꾼으로 알려진 그는 방탕하고 분방한 일생을 보냈지만, 예술에서만큼은 타고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빛의 교차를 .. 더보기 이전 1 ··· 790 791 792 793 794 795 79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