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댐과 덧없음 그는 애초에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룰 생각이 없었다. 2001년 불광동으로 작업실을 옮겼을 때만 해도 강홍구에게는 시골과 도시의 경계쯤에 놓인 이 지역이 그저 흥미로웠을 뿐이다. 예상 밖의 근사한 녹지, 그 주변부의 정감어린 촌스러움, 그럼에도 서울시라는 행정 구역이 갖는 도시적 욕망. 이 묘한 지역은 과연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이 작가인 그의 기록 본능을 부추겼다. 그렇기는 해도, 본래 창작 활동이란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장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그는 딱히 이 기록에 특별한 무게를 두지는 않았다. 2004년 은평 뉴타운 계획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갑자기 매일같이 보던 익숙한 풍경이 살풍경으로 변하면서, 그는 본의 아니게 재개발의 현실을 오랫동안 기록해온 뛰어.. 더보기 이전 1 ··· 794 795 796 797 798 799 80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