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테이션 백인들을 위한 식민지풍의 저택. 그 주변으로는 광활한 농장이 펼쳐져 있다. 역시나 햇볕은 따갑다. 식민지 시절, 그 뜨거움 아래서 자라나는 농작물들에 대한 욕망과 그 뜨거움에 익숙한 원주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려는 열기는 아마 더 강렬했으리라. 작품 속에서 시대와 장소를 짐작할 만한 단서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 켄터키인지, 쿠바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사탕수수 농장인지 알 도리가 없다. 그곳이 어디이건 플랜테이션 개발에 혈안이 됐던 백인 지배 아래의 원주민들의 상황은 아마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작품은 직설적으로 이 모든 것을 얘기하는 대신 궁금증 가득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흑인, 태양열 아래서 무심하게 자라는 식물들 혹은 그 위로 피워 오르는 화염처럼 뭔가 사.. 더보기 이전 1 ··· 870 871 872 873 874 875 876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