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이의 여행 이 사진을 처음 보면 두 번 놀란다. 우선 작가가 직접 접은 사진 속 종이들이 너무 작아서 놀라고, 그렇게 작은데도 기관을 갖춘 생명체처럼 정교해서 또 한 번 놀란다. 하물며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품 크기도 작다. 큼지막하고 화려한 작품들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전시장에 걸린 모노톤의 자그마한 사진들은 애초 벽과 한 몸이었던 것처럼 잔잔한 존재감만을 발한다. 그래서 오히려 액자 가까이 고개를 바짝 디밀어야 하고, 숨은 그림 찾듯 작은 대상들 앞에서 더 긴 시간을 머물러야만 한다. 그렇게 우리의 둔한 감각이 깨어나는 사이, 책장의 펄럭임을 타고 활자 속에서 튀어나온 종이비행기들은 사진 밖으로 가벼운 비상을 시도한다. 순간 종이비행기가 일으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까지를 느낀 것 같기도 하다. 사진가 권도.. 더보기 이전 1 ··· 872 873 874 875 876 877 87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