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희의 아트살롱]‘낙원추방’과 요절한 화가 마사치오 쫓겨난 이들의 비참한 심경을 이렇게도 침통하게 표현한 그림이 있을까? 창세기 3장 8-24절에 따르면, 하느님은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인간에게 판결을 내린다. 여자에게는 출산의 고통과 남편에의 종속을, 남자에게는 노동의 형벌을 명한다. 하느님은 천사인 케루빔에게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추방하는 일을 맡겼고, 케루빔은 불칼을 들고 그들을 쫓아내며 성스러운 장소를 지키고 있다. 1425년 마사치오는 피렌체의 실크 상인 브란카치 가문의 가족 예배당을 위해 ‘낙원추방’을 그렸다.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하고 슬퍼하는 아담과 허공을 응시하며 넋이 나간 이브의 표정은 진정 압권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브의 포즈는 마치 비너스가 취하는 ‘비너스 푸디카(정숙한 비너스)’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기까지 하다. 비너스와 이브가.. 더보기 이전 1 ··· 873 874 875 876 877 878 879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