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들 정교하고 화려하게 정렬한 이 점들의 정체는 과연 뭘까. 눈이나 볼에 바르는 색조 화장품 내지는 디자이너를 위한 컬러 차트, 아니면 디지털 이미지를 확대한 픽셀들? 답은 조금 더 시시하다. 바로 문구점에서 파는 땡땡이 스티커. 사진가 황규태는 이 스티커를 근접 촬영한 뒤 컴퓨터로 색을 조작했다. 그러나 3m 크기의 프린트로 보는 그의 점들은 손바닥만한 스티커와는 달리 도발적이다. 가볍지만 싼 티 나지 않고,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칠순을 넘긴 황규태는 여전히 파격적인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는 사진계의 이단아다. 그는 미국에서 생활하던 1960년대, 팝아트의 영향을 받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디지털이 나오기 훨씬 전인 그때부터 필름의 어느 부분만을 확대해서 재촬영하거나 필름을.. 더보기 이전 1 ··· 874 875 876 877 878 879 880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