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의 의심 충격은 착각 때문이었다. 예수의 옆구리에 난 상처를 만지는 자가 도마(Thomas)가 아니라 바로 나인 것 같다는 착각 말이다. 마치 3D 영화를 보는 듯한 친밀한 접촉의 느낌이었다. 카라바조는 어떻게 캔버스와 관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버릴 수 있었을까? ‘의심하는 도마’의 주제는 요한복음 20장 24절에 등장한다. 예수의 예언은 기적처럼 일어났다. 무덤에 묻힌 지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가 살아생전에 예언한 대로 제자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마침 그 자리에 없었던 도마는 자기 손으로 예수의 상처를 만져보기 전에는 절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십자가에 못 박혀 온몸이 축 늘어진 채 죽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았던가! 8일이 지난 후 제자들이 모두 모여 있을 때 다시 나타난 예수는 의심 많은 도.. 더보기 이전 1 ··· 918 919 920 921 922 923 924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