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꽃 사탕이 달콤하기로서니 작품의 소재가 될 만큼 대단한 물건일까. 그러나 포장을 뜯어낸 뒤 화려한 꽃의 모양새를 갖추면 얘기는 달라진다. 구성연은 우리가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온갖 모양의 사탕을 모아 모란꽃을 피워낸다. 실제 모란꽃보다도 더 현란한 그 사탕꽃들은 작가의 손놀림에 따라 두 폭 병풍이 되기도 하고, 화분에 꽂힌 단아한 정물이 되기도 한다. 모양이며 빛깔이 하도 정교해서 볼수록 매혹적인 사탕꽃을 빚어낸 작가의 솜씨는 가히 장인에 가깝다. 어쩌면 그녀가 만들어낸 최종 작품은 사탕꽃이고, 사진은 그저 그 꽃의 기록물에 불과하다는 착각마저도 인다. 그럼에도 구성연이 사탕꽃 아티스트가 아니라 사진가인 이유는 바로 이 착각에 있다. 작가는 본질적으로 가짜인 대상을 찍음으로써 사진이 사실적 재현이고, 사진.. 더보기 이전 1 ··· 962 963 964 965 966 967 968 ··· 10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