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하고 장엄한 풍경 하나 풍경화는 열등하다? 서양미술사는 초상화와 인물화의 역사다. 동양화의 중심이 산수화였던 것에 비하면 달라도 한참 다르다. 그만큼 서양미술사에서 풍경화는 아주 늦게 태어났다. 물론 풍경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풍경화는 초상화나 역사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영적이고 정신적인 것을 중시하고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을 멀리한 기독교 가치관은 자연을 열등한 것으로 여기고 배척했던 것! 풍경이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려면 17세기가 돼야 한다. 클로드 로랭, 니콜라 푸생, 반 로이스달에 와서 풍경은 하나의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숭고한 풍경이랄까. 마치 신의 섭리를 드러내는 일종의 신앙고백처럼 느껴진다. 여전히 기독교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그러다가 19세기가 되어 사.. 더보기 이전 1 ··· 967 968 969 970 971 972 973 ··· 1042 다음